안녕하세요? 아주 오랜만에 서평을 쓰는 것 같습니다. 요즘 분더캄머 독서모임과 경험수집잡화점의 GK 등 여러가지로 능력에 맞지 않게 벌인 일이 많아 상대적으로 블로그 포스팅에 신경을 쏟지 못했어요. 역시 사람은 깜냥에 알맞게 살아야 하는데 제가 저를 너무 과대평가 한 모양입니다. ^^;;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제가 평소 갖고있던 읽기와 쓰기에 대한 갈증을 속시원히 해결해 준 책이 있어 자판을 두드리게 되었어요. 그 책은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1 읽게 된 배경
현재 제가 운영하고 있는 분더캄머 독서모임은 서평&독후감 쓰기가 참석의 필수 조건입니다. 즉, 서평을 쓰지 않으면 모임에 참여할 수 없어요. 자신의 돈을 내고 참여하는 모임인데 저런 까다로운 기준이라니, 어쩌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는 읽기에서 이어지는 쓰기가 진정한 독서의 완성이라고 생각하기에 모임을 운영하면서 타협할 수 없는 요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모임의 소개에 이런 내용을 굉장히 명확하게 써 두었어요. 다행히도 지금까지 모든 참여자 분들께서 홈페이지에 서평을 작성해주고 계십니다. 참 감사할 따름이죠.
하지만 이런 저도 글쓰기에 대해서는 정말 자신이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독후감과 서평이 차이는 무엇인가도 잘 몰랐구요, 서평이라고 써 나가는데 결국 마지막은 개인의 감정과 감상만 고스란히 드러나는 '일기'가 되기 일쑤였어요. 무엇보다 저는 책을 읽고 나서 남는 것이 있고, 그 교훈으로 저의 삶이 바뀌도록 하는 것이 독서의 이유라 생각하기에 크게 변하지 않는 저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실망을 하던 참이었거든요.
그러던 중, 성장판 오픈톡방의 추천으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책의 서문에서 작가의 문장 한 마디가 저를 강하게 이끌었어요.
책은 두 종류로 나뉩니다. 잊힌 책과 남은 책입니다. 누군가는 "어떤 식으로든 남게 된다"며 망각을 받아들이죠. 하지만 "읽어도 남는 게 없다"며 안타까워하는 독자도 있습니다. 저희는 후자에 가까운 독자입니다.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어떤 식으로든 기억하고 싶습니다. 메모와 독후감을 넘어 서평까지 쓰게 된 이유도 그 때문이겠죠.
제 마음을 훔쳐보기라도 한 듯이 저를 움찔하게 만든 이 구절은 저도 모르게 온라인 서점의 구매버튼을 누르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흥미가 가시는 분들은 같이 책을 들여다 볼까요?
#2 책의 내용
이 책은 독서와 서평쓰기에 대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내용들을 간추려 보면 대충 이런 내용이라고 볼 수 있어요.
1. 서평을 써야 하는 이유
2.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점
3. 서평쓰는 법
4. 퇴고하는 법
모두 중요한 내용이지만, 저는 1번과 2번이 가장 큰 숙제였어요. 언급한대로 '남는 것이 없는 독서'의 문제를 해결하는게 급선무였습니다. 이에 대한 답으로 책에서는 책을 거칠게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서 읽고, 줄을 긋고, 여백에 생각을 남겨 자기걸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죠. 이런 과정을 통해 책의 내용이 내 안에 각인되고, 각인된 내용이 나의 삶을 바꾸는 동력이 된다고 해요.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간 것이 바로 서평을 쓰는 것입니다. 책에다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나만의 글을 쓰는 거죠. 책을 끝까지 읽고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정리해주기 어려웠던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이는 책을 읽을 때 '출력'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출력을 위해서는 입력의 과정에서 동시에 '가공'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책의 키워드와 핵심내용에 집중해서 독서를 할 수 있으니까요.
2번에 대한 내용도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책은 이렇게 말합니다.
독후감은 책 읽은 소감으로 나의 느낌이나 생각을 여과 없이 표현하는 것이라면, 서평은 객관적인 정보나 책 내용이 주가 된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나'의 생각도 들어갑니다. 하지만 서평의 3분의 2는 객관적 정보, 나머지 3분의 1은 주관적 평가가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에 반해 독후감은 주관적 생각이나 느낌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아마 지금까지 제가 써온 후기들은 독후감에 가까울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구요. 물론 독후감과 서평이 우열을 나눌 수야 없겠지만, 위에 설명드린 것처럼 책의 내용을 내 안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것이라면 서평이 좀 더 도움이 되는 글쓰기의 형태라 할 수 있겠네요.
이 외에도 서평을 쓰는 테크니컬한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제가 특히 도움이 된 부분은 책에 대한 별점 매기기, 서평을 쓰는 구성과 서식을 만들기 등이었어요. 말씀드린 대로 저는 제 생각을 일기 쓰듯이 써 내려가다 보니 쓰는 서평마다 형식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통일된 서식으로 서평을 써 나가려고 해요.
#3 문장 발췌
여기서는 제가 책을 읽으며 느낀 좋은 문장 몇개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 문장을 읽고 독서여부를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2년 안에 300권 읽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매달 읽은 책의 숫자에 연연해했습니다. 책장을 덮고나면 곧바로 다른 책으로 달려가는 식이었지요. 독후 활동이 부재한 상황에서 읽은 책은 자신의 사고와 성찰의 영양분이 되지 못한 채 지식의 창고에 무질서하게 쌓여가기만 할 것입니다.
이거 민간사찰 아닙니까? ㅠㅠ 1년 150권을 읽겠다고 대문짝 만하게 독서목록을 작성하는 제 모습이 갑자기 부끄러워졌어요.
책을 읽는 목적은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사고를 확장시키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같은 목적은 결국 책을 읽고 사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유의 순간을 붙잡는 것이 바로 독후 활동입니다.
독서활동보다 독후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했습니다. 인터넷 강의를 백날 듣는 것보다 인강을 듣고 복습해야 성적이 오른다는 걸 고등학교 때부터 누누히 들어왔는데도, 그 버릇을 버리지 못했나 싶네요. 인강을 들으며 이건 공부하는 거라고 자기위안 한 분들 많으시죠!? 역시 모든 진리는 한곳으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4 올바로움의 평가
이 책에 대한 저의 평점은 3.5점/5.0점 입니다. 제가 듣고 싶었던 말들을 많이 해준 책이었어요. 서평을 쓰는 저의 태도와 독후활동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정립시켜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점에 대해 너무 많은 내용을 할애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의 마지막은 서평쓰기에 대한 경험을 가진 6분의 인터뷰를 실어놓았는데 모두 같은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다소 지루한 감이 들기도 했구요. 물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지만, 이 책의 내용에 꼭 필요한 부분이었나라고 묻는다면 글쎄요...
여하튼 평소 자신의 독서습관에 대해 고민이 있으신 분들이나(특히 저와 비슷한) 서평쓰기가 막막하셨던 분들에게는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이 책을 통해 포스팅 할 때 일정 서식을 구성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기에 여러모로 만족도가 높거든요. 제 주위에 분들에게도 많이 전파하고 싶어요 :)
이번 서평은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모두들 좋은 책을 읽고, 자기만의 글쓰기를 통해 나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경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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