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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릭스/논픽션

나도 이제 캠핑이란 것을 좀 해볼까? <나의 캠핑 물건, 나의 캠핑 놀이>

by 북플릭스 2020. 12. 12.

최근들어 부쩍 카톡방에서 캠핑, 글램핑, 백패킹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오고 간다. 코로나 블루를 해소하고자 하는 놀아야만 하는 유흥인들의 마지막 발악(?) 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런 쪽과는 거리가 먼 나에게도 캠핑에 대한 욕구가 드는걸 보니 캠핑이 꽤 대중적인 취미로 자리잡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약간의 활자중독을 가진, 거기에 지식이나 정보는 책으로 얻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캠핑이라고 열외일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그러나 재미있게 캠핑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나에게 귀여운 포켓북 두개가 눈에 띄었다. <나의 캠핑 물건> 그리고 <나의 캠핑 놀이> 가 그것이다.

 

아주 아기자기한 포켓북이다.

 

사실 나는 포켓북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책에는 기본적으로 일정량 이상의 텍스트가 존재해야 하고, 얇고 작은 책은 그저 인스타그래머블한, 혹은 저자의 얕은 깊이를 포장하기 위한 술수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그 생각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진정한 독자를 위한 책이 포켓북인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을까?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은 나의 그 편향을 조금 내려놓게 해주었다. 캠핑이라고 철학이나 사유가 들어가지 말란 법은 없어도, 대부분의 예비캠핑족들이 원하는 건 그런게 아닐테니까. 어떤 도구를 최소한으로 사야 하는지. 필수로 사야 할 것은 무엇인지. 가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런 간략한 정보를 의욕이 식기전에 최대한 빨리 알아내어 얼른 산으로 떠나고 싶은게 바로 우리 캠린이의 생각이 아닐까? <나의 캠핑 물건>과 <나의 캠핑 놀이>는 그런 나의 욕구를 제대로 캐치하고 내 손으로 왔다. 저자의 경험과 중간중간 들어간 일러스트는 캠핑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어떤 것을 장바구니에 넣으면 되고, 어디부터는 사치인지, 그리고 뭘 하고 놀아야 재미있는지(캠핑은 유흥이니까)를 알려주니 시간도 절약하고 만족감은 배가 된다. 

 

단 두시간만에 이 두 책을 읽고 나니, 추운 날씨에...코로나에....부족한 예산에...라는 이유로 미뤄왔던 캠핑을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다. 그래서 책을 내려 놓자마자 11번가와 쿠팡에서 여러 물품을 주문했다. 몸을 벌벌 떨며, 설익은 라면을 끓여먹고, 어설프게 텐트를 치는 내 모습에 조금 얼굴이 찌푸려지긴 하지만, 캠핑에 대한 막연한 상상을 현실로 조금씩 당겨주는 이 책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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